엑스레이 판독‧신약개발, 헬스케어산업에 스며든 ‘생성형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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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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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터 의과대학 교수까지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헬스케어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의 미래를 전망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년의사, Korea Biomedical Review(KBR),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3일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생성형 AI와 헬스케어 인더스트리’를 주제로 K-핼스케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 첫 세션과 두번째 세션에서는 카카오와 LG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공지능 선두기업이 각각 인공지능과 헬스케어‧제약산업의 미래에 대해 전망했다.

세번째 세션에서는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와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 교수는 인공지능 관련 의료기관의 비전과 교수 창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청년의사, Korea Biomedical Review(KBR),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3일 '생성형 AI와 헬스테어 인더스트리'를 주제로 K-헬스케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첫 세션 후 토론에 나선 (좌측부터)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카카오브레인 배웅 부사장,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


‘CXR 초안 판독‧당뇨 관리’ 카카오가 바라보는 세상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헬스케어에서는 인공지능 CAD, 당뇨 관련 서비스 등 자사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의 어려움과 해결책에 대해 언급했다.

카카오브레인 헬스케어담당 배웅 부사장은 카카오브레인의 대규모 의료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했다. 배 부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의료영상 진단과 판독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존 인공지능과 다르게 의료기관의 엑스레이 영상과 의료진이 작성한 판독문만 있으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며 이런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용량이 큰 그릇이 있어도 담을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부족하다면 결국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처럼 다양하고 질 좋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발전할 수 있는데, 의료계에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현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 중은 ‘CXR 초안 판독’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업과 경쟁해 우위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배 부사장은 “인공지능을 통한 CXR 초안 판독은 의사들이 놓치는 것을 잡는 것이 아니라 난이도가 낮은 영상을 판독해 의사들이 좀 더 어려운 영상을 판독하는데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의 전반적인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공유하며 인공지능이 바꿀 헬스케어산업에 대해 전망했다.

황 대표는 현재 카카오헬스케어가 추진 중인 당뇨 관련 서비스를 설명하며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사용자가 기술을 눈치챌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당뇨 관련 서비스는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기간 동안 인슐린 활용, 식사, 운동 등 다양한 데이터가 의료기관에 제공되면 치료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 역시 인공지능 발전을 위한 데이터 확보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의료기관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면 의료기관 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심어 의료 관련 데이터가 외부로 나오지 않고 내부에서 처리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미 여러 의료기관과 관련 협력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에 참석한 세브란스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의료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는 전문가들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와 인공지능을 결합하기 위해) 의료정보도 이해해야 하고 인공지능 정보도 이해해야 하는데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의료 인공지능 관련 일을 하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해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을 굉장히 많이 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료 인공지능과 관련해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없어 발전을 위해 많은 허들이 있을 것”이라며 “의료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브레인이 개발 중인 판독 모델에 대해서는 “지금 카카오가 하고 있는 인공지능 판독은 건조기와 비슷하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아예 맡기는 것이다. 신뢰가 생기면 (난이도가 낮은 판독을) 맡기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럼 두번째 세션 후 토론에 나선 (좌측부터) 대웅제약 AI신약팀 신승우 팀장,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 LG AI연구원 생명공학/헬스케어 사업화 박용민 리더,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


인공지능은 제약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LG는 인공지능을 도입한 제약산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LG AI연구원 생명공학/헬스케어 사업화 박용민 리더는 인공지능 연구를 하다보면 한두달 차이로 여러 곳에서 비슷한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박 리더는 ‘우리가 연구한 인공지능 모델이 있으니 활용해 봐’라는 관점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필요한 분야를 찾아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리더는 현재 LG AI연구원은 헬스케어분야보다는 생명과학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데이터를 모아 지식 전달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예로 들면 공공 데이터를 제약사 내부 데이터에 연동한 후 ‘특정 물질과 유사한 물질 찾아줘’라고 요청했을 때 물질을 찾는 것을 넘어 결과를 프로토콜 형태로 담아내는 것까지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박 리더는 “현재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제약사 연구기관과 해외 의료기관과 협력해 일을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국내 의료기관과의 협력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과대광고인가 현실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한 신약개발은 가능성이 있지만 산업계로 확장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은 대용량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고 자율학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며 “작은 모델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대용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큰 모델에서 찾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신약 개발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 하에 있고 이 때문에 21세기에 20세기 기술을 19세기 방법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가능성이 있지만 갈 길이 벌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이 교수는 ▲임상시험 설계 최적화 ▲임상시험 참여자 선정 기준 최적화 ▲임상시험 실시기관 선정 ▲임상시험 다양한 자료 통합 및 분석 ▲디지털 병리와 영상 등은 아직 인공지능 적용 대상이 안된다고 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교수는 “인공지능을 기존 신약연구 개발 시스템 안으로 통합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복잡한 자료의 통합과 흐름이 파이프라인 엔지니어링으로 뒷받침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기술이 발전하면 기술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에 참석한 대웅제약 AI신약팀 신승우 팀장은 “이제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신약개발을 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국내 제약사도 인공지능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 세번째 세션 후 토론에 나선 (좌측부터) IMM 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 부교수,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


인공지능 활용 의료기관의 비전과 교수 창업의 현실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헬스 수용을 위한 의료기관의 난관과 대책’을 주제로 강연했다.

고 교수는 “의료기관이 생각보다 재정이 충분하지 않고 구성원 모두를 아우르는 해결책도 만들기 어렵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저항감도 있다”며 “보건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료데이터 바이어스(bias) 처리법, 보안과 프라이버스 문제, 유지보수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실 신재용 부교수는 ‘의대교수의 창업을 둘러싼 모두의 동상이몽’을 주제로 강연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치료제 인허가 컨설팅과 임상시험 디자인을 서비스하는 에버트라이 대표이사다.

신 교수는 “의사로서 (헬스케어산업 분야) 창업은 어렵다. 꼭 해야 한다면 물리적 여력, 가족의 지지, 믿을만한 사람, 재정과 학술성과 등 믿을만한 구석이 있어야 한다”며 “특히 원칙을 벗어날 수 있는 유연성, 회복탄력성, 성격 등 조절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의사들은 가장 조심해야 하는 전문집단이며 내 동료라기 보다는 내 고객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라며 “임상적 결과를 약속하는 것 보다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전문가 집단이며 그래서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신경서야 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가족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강연 후 이어진 토론에 참석한 IMM 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산부인과 전문의)는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생성형 인공지능과 관련해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아직 보지 못했다. 대기업 내에서 연구분야로 선정해 하는 경우는 있다. 전체 산업으로 봐도 생성형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은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문 상무는 기업과 의료기관 간 데이터 공유를 놓고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상무는 “기업들도 이제는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병원에서 데이터 제공 후 수익이 나면 로얄티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병원에서 쌀 한 톨을 받아 여러 과정을 거쳐 술을 만들어 뉴욕에 팔았는데, 술을 팔아 얻은 이익에서 로얄티를 달라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 정도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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